헌법재판소 덕 좀 봤습니다.


얼마전 남부지방법원으로부터 우편물이 하나 날라왔다.

"공소사실" 이란 제목이고

첫 내용은 "누구든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이후에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것이다.

 

 

 

아, 작년 8월 7일,

공영방송 KBS에 '공영방송 사장' 쫓아내자고 경찰이 난입하기 바로 전날 

경찰은 KBS 앞에서 '공영방송을 지키자'는 시민들을 강제 연행해갔다. 

연행되던 날, 엉클조도 딱따구리(나)도 연행되어 갔다.

동작경찰서와 용산경찰서로 21명의 시민들과 함께......   

 

그리고 1년이 지나서야 법원으로부터 '공소사실'을 우편으로 받은 것이다.

아, 그때 우리를 연행해갔던 근거도 바로 집시법 10조였구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옥외집회와 시위의 금지 시간) 누구든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후략)

 

알고보니, 나도 꽤 역사 속의 인물이 되어 있었구나!

 

촛불집회에서 연행되어 조사받던 시민단체 활동가의 위헌제청 신청과,

이를 재판 과정에서 받아들였던 박재영 판사(그는 이로 인해 사직서를 제출했고)의

위헌제청이 이뤄졌고, 결국 헌법재판소는 어제 이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또한 이 과정에서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에 대한 개입 논란이 있었으며, 사법부는 한바탕 '法亂'을 겪어야 했다.

 

집시법 10조 위반으로 재판 중인 사람이 913명에 달한다고 한다.

대검찰청은 그래도 법 개정 전까지 현행규정대로 진행한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개인적으로, 그 날의 연행이 가져다 준 상처(?)는 컸다.

 

태어난지 100일도 안된 딸에게는 '아빠의 무단외박'을,

몇 개월이 지나,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는 검찰에서 연락받았다고 얼른 '소명'해야 한다는 타박을 받았으며,

느닷없이 1년이 지나서 날라온 무시무시한 명의의 '법원', 그것도 형사사건이라는 우편물을 우연히 보게 되신 아버님께는 말 못할 '불안감'을 안겨야 했던 그런 아픔이 있었다.

 

그런데 어제, 헌재의 판결 덕분에 할 말이 생겼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감사에다가, 경찰 투입되며 쫓겨났던 정연주 사장 재판도 무죄로 판결나고,

신태섭 이사가 교수에서 해임되서 KBS 이사에서 면직된 것도 잘못된 것이며,

그 앞에서 공영방송을 지키자고 했던 사람들의 외침도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사장도 바뀌고 이사도 교체되었으며, 사람들은 연행되고 아픔을 겪어야 했다.

 

방송의 공공성을 송두리째 흔드는 미디어 악법은 대리투표, 재투표로 통과되었다고 우기고, 공영방송 사장을 쫓아내는데 앞장 섰던 투기의 여왕은 또 다른 공영방송의 이사장이 되었으며, 이명박 대통령은 본인이 '방송장악'을 한 것이 아니라는 말을 했단다.

 

헌재 판결 덕도 보았지만

헌재판결에도 불구하고 오늘 아침 입에서는 쓰고 역겨운 기운이 가시질 않는다.

 

- by 딱따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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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순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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